&저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난, 세 명의 동생과 이혼한 엄마와 살고 있는 고1 박한나 입니다.
&저는 옛날부터 불안한 가정에서 지냈고,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입니다. 가족 고난이 항상 있으니 오히려 세상 살이에서 얻는 고통은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1년 1년이 지나고, 한 살 한 살을 먹어가면서 청소년인 제게는 매번 새로운 국면이 찾아옵니다.
&초등학교 때는 이혼하신 부모님 양가에 얹혀 사느라 전학을 자주 갔고, 중학교 때는 엄마가 다니는 이단 교회의 기숙사 학교에 갈 뻔 했습니다. 간신히 일반학교에 입학했지만 그동안 쌓여왔던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찾아와 금방 자퇴를 했습니다. 중졸과 고졸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3년을 자유롭게 살았지만, 2021년이 되어 열일곱의 나이로 일반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 겪어보는 학교 생활이 걱정되기도 했고, 이번엔 잘 해낼 수 있을거라는 믿음에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예상대로 학교에서 만난 수십, 수백 명의 또래 친구들은 제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집과 바깥에서 모두 잘해내려고 항상 노력해왔던 저와는 다르게 친구들은 무척이나 풀어져 보였고 심지어는 예의없게 느껴질 정도로 거침없었습니다. 나와는 너무 다른 또래들의 모습에 저는 당혹스러웠습니다. 본인은 성격도 밝고 친화력도 좋았지만,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 섣불리 친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한 저는 여러 일을 해내는 걸 좋아합니다. 반장을 하고, 여러 선생님들께 신임을 받는 모범생, 못하는게 없는, 인생 긍정적으로 사는 취미 부자 소리를 들으며 학교에서 남부럽지 않은 경험을 쌓고 있지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현재의 시간이 덧없고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데 내가 정말 얻고 있는게 무엇인가 하는 고민이 자주 찾아왔고 매일의 생활이 극도로 단조로워 졌습니다. 반대로 주말에는 체력과 시간, 돈을 펑펑 쓰며 바깥 나들이를 즐겼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학교 생활에 흥미가 있고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제게 그 모든 것이 의미있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사소한 일, 큰 일 하나하나 모두 제 마음대로만 결정했고, 잘 되면 내 능력 덕분에 안 되면 내가 부족했기에 하고 생각하며 모든 일을 제 덕으로 생각했습니다. 모든 것이 제 기준인데 사람의 완벽을 향한 욕심은 끝이 없으니 그 공허함이 채워질 리 만무했습니다. 저는 검정고시를 준비할 때도, 학교를 다니며 어려움을 맞닥뜨릴 때도 하나님을 전혀 찾지 않았습니다. 저같이 불안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자에게 하나님은 너무나 막연한 분이셨고 그분의 능력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를 위해 수고해주시는 교회 담임선생님, 제자훈련 선생님, 별지기 선생님, 목사님 등 여러 분이 기도해주시지만 저는 항상 그것을 외면하고 또 제 힘만 믿고 가려 합니다.
&지금까지 계속 교회를 다니며 말씀을 들어왔고 이제 고등학생이 되어 닥쳐올 고난이 더 많을텐데 늦기 전에 하나님께 회개하고 싶습니다. #039인생이 바빠서요#039라는 핑계를 그만 대고 믿음과 거룩을 위한 큐티에 시간을 쓰고 싶습니다. 자만심을 버리고 나는 죄인, 하나님께 돌아가야 하는 그분의 딸이라는 사실을 이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세상의 쾌락과 낭만에 휘둘리지 말고 이제는 공부에 집중하며 학생의 본분을 다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실 너무 이기적이고, 너무 편파적이고, 너무 나태하고, 너무 무책임하고, 알맹이가 썩은 사람입니다. 하나님과 제 주변 교회 선생님들은 모두 제가 죄인이라고 말하는데 저만 그것을 부인했습니다. 앞으로는 비단 학교 생활 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며 나보다 하나님 우선되는 삶을 살겠습니다. 자신을 너무 믿는 제가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녀가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